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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위한 중요한 원칙 - 유튜버 알간지

Junu_franco_moon 2020. 4. 29. 16:56

 

 

알간지는 빨간 피부와 노란색 눈, 고혹적인 입술과 사람을 홀리는 검은 뿔을 가졌다. 외국 이슈를 영상으로 소개하며 실전 영어 교육 콘텐츠를 만든다. 특히 빌리 아일리시를 다룬 영상은 많은 조회수를 얻었다. 영상마다 자신의 생각을 짧게 비치는데 그게 또 사이다처럼 시원하다. 그에게 반한 알맹쓰(구독자를 부르는 애칭)들은 언니, 누나라 부르며 주접 댓글을 떤다.

1. 알고 보면 간단한 지식, 알간지

 

알간지의 조언은 시원시원하다. 유튜브에는 참 조언이 많다. '실패에서 일어서기,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할 세 가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 등 대단한 인생의 진리를 말해준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로는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알간지는 말을 툭툭 던진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뇌에 박힌다. 그의 조언 자체가 특별하진 않다. 그럼에도 알간지의 단어는 힘이 있다. 그녀의 말을 알아보자.

 

알간지 팬아트
출처:  복치씨(인스타그램 @bokchissi)

 

2. 알간지의 조언이 특별한 이유

1) 나도 몰라요

알간지는 모르는 게 참 많다. 구독자의 질문에 '나도 몰라요', '그냥 알아서 해', '모르겠는데요, '나? 모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는 답을 하기 힘든 문제에는 그냥 쿨하게 모른다고 말한다. 

 

알간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에게 왜 모르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하겠지...

 

유튜브에서 '몰라요'는 정말 찾기 힘들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방법인데도 그냥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조언을 하며 자신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힘든 상황을 약점 잡아 자신을 높이는 더러운 자기만족이다. 편집의 힘은 누구나 자신을 멘토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대단한 '척'하는 사람의 말은 엉성하다. 경험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누구나 머리로는 아는 뻔한 말밖에 낼 수 없다.

 

'나도 몰라요'는 자신을 부풀리지 않는 솔직한 단어다. 그가 자기만족을 위해 조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알간지는 자신을 멘토로서 치켜세우는 것을 오글거려한다. 솔직하고 털털한 태도는 그녀의 조언을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만든다. 조언을 위해 가짜로 단어를 만들지 않는다. 자신은 어떤 경험을 했고 그로 인한 느낌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드러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2) 악마 캐릭터를 쓰는 이유

많은 사람이 알간지에게 왜 굳이 악마를 캐릭터로 쓰냐고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천사나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겠냐고. 이에 대해 알간지가 대답했다.

 

"왜 악마 캐릭터를 쓰면 안 되는데? 그냥 이게 마음에 들었어요"

 

알간지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는 주관이 강한 사람이다. 영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한다.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당연히 부정적 의견이나 악플은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유튜버는 사람들에게 소비가 되어야 살아남는 직업이다. 그러나 대중의 요구에 무작정 맞추다 보면 자신을 잃게 된다.

 

지루한 조언

 

좋은 사람이 하는 좋은 조언은 지루하다. 반면 알간지의 조언은 알간지만이 할 수 있는 조언이다.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한다. 그는 말한다.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 게 무서워서 나만이 가진 좋은 모습을 안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는 구독자에게 좋은 사람보다 알간지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두려움을 이겨내고 솔직하게 다가갈 때 구독자도 마음을 연다.

 

3) 알맹쓰 덕분이야

알간지는 진심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자신이 솔직할 수 있는 이유는 알맹쓰(구독자를 부르는 애칭) 덕분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말이 더 많은 이에게 닿을수록 두려움과 부담감은 커진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상에게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알간지는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했고 그의 구독자는 이러한 진심을 알아봤다.

 

조언에 있어서 진실된 태도는 마음을 움직인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너는 그러면 안됐어’ 라며 두는 훈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특히 유튜브에서 마이크를 쥔 전달자는 가면을 쓰기 쉽다. 자신을 상대방의 상황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그러나 알간지는 흠집 잡힐 수 있더라도 진심으로 다가간다. 자신도 부족하고 힘들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아픔을 바탕으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의 말은 마음을 울린다. 왜냐하면 가면과 달리 얼굴은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위한 솔직함은 용기가 필요하다.

"고마워요. 내가 나일 때 나를 더 좋아해 줘서" 

 

알간지는 자신이 솔직할 수 있는 용기가 알맹쓰의 지지 덕분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고도 구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동네언니의 조언은 구독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3. 솔직한 조언은 힘이 있다

 

알간지의 조언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가 솔직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조언에서 건네는 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건네는 사람이 중요하다.

 

솔직한 사람만이 좋은 단어를 쓸 수 있다. 남의 단어를 빌려가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싼 티가 난다. 자기 인생을 거짓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말하는 그의 눈에 확신이 없다. 자신의 아픔도 부정하는 사람이 다른 이의 아픔을 제대로 볼 리가 없다.

 

알간지 영상

 

솔직하기 위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똑바로 봐야 한다. 영상 ‘20개의 질문, 287,995개의 답변’에서 그의 질문에 대한 구독자의 답변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이는 ‘내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유튜브라는 가상의 공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알간지는 알맹쓰를 보려고 한다. 그냥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궁금해서.

 

“상투성으로 떨어지지 않는 단순함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사랑, 삶 자체에 대한 사랑이다.

세상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는 단순해진다. 쉬운 일은 아니다.” _  김 현, 『행복한 책 읽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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